영락공원에서

박동휴 비회원 2010-01-26 21:12 3047 0


영락공원에서(아버지)




헐거운 초록잔디 대문을 걸어 잠거
8월의 햇살로 칠해진
당신의 누운 그림자는 왜이리 차갑고
하늘은 또 서럽습니까?
제나이 아홉살 허름한 양림동 목욕탕에
발가벗은 당신의 두툼한 허벅지에 대한
기억이 지워질 무렵
살아온 모든길에 희망이라는
우표로 옮겨 다니는 삶의 주소에
무성히도 푸르게
배달되어 나르던 그리움
이제는 자라지 말아야 할
슬픔이 한치 더 자라 세상 쑥덕임을
듣는 나이가 되어버린 이자리에
당신을 그래요
아! 아버지를 통과하는 시간이
너무나 짧고 깊은 마취였군여
그래서 이리 생긴 상처가
미안해하며..
우리를 자주 방문하던 당신의 기억이
만지작 거리다 지쳐
여기 산뒤로 숨어 계시는군요



- 박동휴님의 시 \'영락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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