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증조할머니께 드리는 편지

안시현 2024-03-08 10:20 1360 0
할머니. 할머니가 항상 예뻐하던 첫 손녀야. 할머니가 나 초등학교 4학년 때 하늘나라로 여행을 갔지? 나 이제 어느덧 스무살이 되었어. 할머니가 그토록 말하던 증조할아버지랑 외할아버지 만나니까 행복하지? 난 할머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할머니가 떠난지 9년이란 시간이 지났네.. 나 사실 할머니 얼굴,목소리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아직도 할머니랑 추억이 잊혀지지 않아. 마지막으로 중환자실에서 우리 만났잖아. 할머니 그때 너무 많이 아파 보였어 할머니 눈도 제대로 뜨기 힘들어 보였는데 나 왔다니까 나보고 이리 와 했었잖아 그리고 나서 내가 좋아하던 박하사탕을 한 주먹 움켜서 나보고 손 주라고 하고 내 손에 가득 줬잖아. 그거 나 엄청 아껴 먹었어. 할머니가 나한테 마지막으로 준 선물이라서 마음대로 못 먹겠더라.. 그리고 할머니가 몇일 뒤에 하늘나라로 떠났잖아. 난 학원에서 공부하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아빠가 나 집으로 보내달라고 했다길래 난 할머니 하늘나라 간 줄도 모르고 일찍 끝나서 너무 좋았어. 아빠가 데리러 왔다길래 할머니 보러 가는 건가 싶었는데 아빠가 나보고 증조할머니 돌아가셔서 장례식장 가야된다고 하더라 아빠가 씻고 준비하라고 하길래 안 믿겨서 엄마한테 전화했는데 엄마도 많이 힘들어 보이더라 엄마한테는 할머니가 전부였던 사람이니까.. 난 엄마는 울고 아빠는 힘들어 보여서 씻는다고 하고 화장실에서 물 틀어놓고 입막고 울었어 엄마한테도 전부지만 나한테는 엄마 같은 존재였으니까 너무 눈물이 나오더라 어렸을 때 할머니 앞에서 노래 부르고 춤추고 재롱잔치 하면 할머니가 나한테 천원 쥐어줬던 거 너무 생생하게 기억나 할머니가 만들어줬던 고기 볶음 너무 먹고 싶어서 나 너무 슬퍼 언제든지 할머니집 가면 할머니가 고기 만들어 줄 것 같고, 엄마랑 다퉜다고 하면 내편 들어주면서 엄마한테 뭐라 해줄 것 같고 내가 노래 불러주고 춤춰주면 할머니가 웃으면서 좋아할 것 같고 내가 어떤 길을 간다고 해도 나 믿고 응원해 줬을텐데 근데 할머니 나 지금 많이 밉지? 엄마 속 썩여서 근데 나 증조할머니가 계속 있었으면 할머니 봐서라도 잘 살아야겠다 싶을 것 같아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나랑 한 약속은 지키고 하늘나라로 여행가지.. 아직도 서운해 나 결혼하는 거 보고 여행 간다고 했었잖아 나 할머니가 놀러갈 때 그냥 자다가 하늘나라 갔으면 좋겠다 이랬었던 거 아직도 기억 나 그때 내가 얼마나 무서워 했었는데.. 할머니한테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근데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 그냥 너무 보고싶고 안아보고 싶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고 할머니 얼굴도 만져보고 싶고 할머니랑 목욕도 같이 하고 싶고 밥도 같이 먹고 싶어 나중에 우리 하늘나라에서 만나면 다 하자 할머니가 먼훗날 나랑 엄마는 아파서 오지말라고 했잖아 그럼 할머니가 죽어서도 안 데리러 올 거라고, 나 정말 안 아파서 할머니한테 안 갈테니까 내가 하늘나라 가면 나 데리러 와줘 무조건 다른 사람도 안돼 무조건 할머니여야만 해 나 데리러 올 땐 증조할아버지 외할아버지랑 먹던 거 놀던 거 내려놓고 나 데리러 와줘. 사랑해 할머니 보고싶어 많이 꿈에 한 번만 나와서 고생했다고 안아주라 사랑해 세상 무엇보다 바꿀 수 없는 나의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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