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뭐하고 지내?

김웅빈 비회원 2022-05-13 14:05 1975 0
네가 있을 때 진작에 말해야 되는 걸 뒤늦게서야 여기다 쓴다니 이런 진상도 없다. 솔직히 이게 무슨 소용이냐? 신주단지를 모시는 것도 아니고 편지를 불에 태워보내거나 하는 강령 의식도 없이, 고작 랜선으로 편지를 쓴다는 것만큼 떠나간 사람을 그리는 쓸모없는 의식도 없을 것이다. 허나 이렇게나마 글을 올리는 것은 그만큼 요즘 너를 많이 그리워 하고 있으며, 그 마음을 하소연할 곳이 이곳밖에 없다는 뜻이다. 생각나서 카톡창을 열어보니 톡을 못보내게 되어있더라. 사망신고가 되면 카톡도 못보내는구나. 하긴 망자와 카톡을 할 수야 없겠다만. 혼잣말이라도 뇌까리려 갔더니 막혀있는 게 꼭 내 마음도 막는 것 같아서 조금 슬펐다. 이제 영영 말을 주고 못받느니 하고. 사실 이제서야 말하건대 만나서 술이나 밥을 먹으면 넌 항상 힘들다는 푸념을 해댔다. 그런데도 그게 영 지루하지 않더라. 너의 고민과 슬픔을 들으며 주고받는 이야기가 재밌었다. 절망 속에서도 내 너스레에 맞장구를 쳐주는 너는 자신이 슬퍼하면서도 이야기를 듣는 나 또한 생각해주는 좋은 사람이었다. 근데 이젠 즐거이 대화를 나눌 수 없다니 이런 폭력적인 경우가 어디 있는가. 본디 생각치 못한 죽음이 그런 거라지만. 요즘따라 네가 많이 보고싶다. 실없는 농담에도 기어이 맏장구를 쳐주던 넓다란 아량의 소유자이며 서운하다며 나에게 화를 삑 내도 다음날이면 먼저 사과하던, 좋은 친구였던 네가. 매번 안부를 먼저 물어오고 이야기거리를 던져주던 내 소중한 친구가 더 이상 연락을 하지 않는다. 왜 근래 더 그립냐면 꿈에 나왔기 때문이다. 그것도 두 번이나. 치사하게 하늘나라에서 통금을 정해놨다면서 꿈에서도 먼저 휙 가버리더라. 그런데 잊혀지지가 않는다. 꿈이라는 게 시간이 지나면 휘발하지만 꿈속에서 웃고 예전처럼 장난치던 얼굴은 여전하더라. 남의 속도 모르고. 장례식장엘 갔었어도 너의 부재를 실감하지 못하겠다. 나에게 있어서 네가 너무나도 갑작스럽고 옳지 않은 시점에서 떠나가기 때문이다. 죽음에 예정된 건 없다지만. 내가 아직도 받아들일 수 없을만큼 넌 너무 갑자기 떠나갔다. 차라리 좋은 곳으로, 그냥 여태껏 알던 사람들을 뒤로한 채 먼 여행을 떠났다고 생각하겠다. 좋은 여행이 되었으면 좋겠다. 종종 연락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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