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 갔을 고운 우리 엄마에게

서미진 2021-03-26 06:30 2187 0
엄마, 잘 지내고 있어? 엄마가 떠난 지 벌써 49일이야. 오늘이 49제야. 시간 참 빠르다, 그치. 나는 엄마가 아는 것처럼 마음이 너무 아파서 나가지 못하고 았어. 살아생전에서도 못난 딸은 죽어서도 엄마 보내 주지도 못 하는 못난 딸이네. 나 너무 미워하지 마. 나도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 정말 너무 보고 싶어, 엄마. 매일 엄마 생각을 해. 매일 엄마가 보고 싶어. 매일 슬퍼. 그래도 애써 참고 있어. 남은 가족들을 위해서, 남은 내 사람들을 위해서. 엄마, 엄마는 왜 이렇게 착하게 살았어? 어떻게 그렇게 착하게 살았어? 어떻게 이런 못난 딸을 사랑해 주며 살 수 있었어? 난 엄마에게 그렇게 많은 상처를 줬는데, 난 엄마에게 그렇게 많은 아픔을 줬는데. 엄마, 지구에 한계가 있는 것처럼 사람에게도 한계가 있대. 내 한계는 엄마인가 봐. 난 힘들다가도 엄마 생각만 하면 힘이 그렇게 난다? 이상하지. 난 엄마 때문에 슬프다가도 엄마 덕분에 힘이 생겨. 엄마, 나 신 같은 거 안 믿는 거 알지. 신이 있으면 나한테 이러면 안 되잖아, 그치. 엄마한테도 이러면 안 되잖아, 그치. 차라리 엄마가 신 해. 나는 엄마의 광신도가 될게. 그렇다면 나는 신을 믿어 볼게. 우리 엄마, 죽어서라도 행복해야지. 엄마, 나 어른스럽고 기특한 딸인 거 알지? 그러니까 앞으로도 어른스럽고 기특하게 씩씩하게 우리 가족들 잘 지킬게. 내가 가장으로서 언니, 승철이, 아빠까지 다 잘 지킬게. 무엇보다도 나를 더 잘 지킬게.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잘 가요. 엄마, 엄마의 평온함을 온 마음을 다해 간절히 빌어. 엄마의 가는 길이 온전하기를, 평안하기를, 무엇보다도 행복하기를. 엄마의 손에 든 꽃이 하얀 백합이기를. 왜 백합이냐고? 영혼이 가는 길에 백합이 손에 있으면 그 사람은 여태 살아온 생을 잘 살았다는 증거고, 앞으로 가는 길에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는 증거래. 백합의 꽃말은 순수한 사랑이래. 난 엄마를, 엄마는 나를, 그리고 우리 둘 다 앞으로 남은 가족들을 순수하게 사랑할 거잖아. 그러니까 백합이야. 잘 지내 줘, 엄마. 잘 지내야 돼, 꼭. 나랑 약속한 거야. 그리고 꿈에 좀 와 주라. 꿈에서라도 볼 수 있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바라는데 어떻게 내 꿈에만 한 번도 안 나오냐. 나 안 울 테니까 한 번만 와 주라. 제발 한 번만, 딱 한 번만. 그러면 나 더 이상 안 울게. 엄마 꿈에 나온 날, 그날만, 그날 딱 하루만 울고 더 이상 안 울게. 그러니까 꿈에 좀 와 줘. 너무 보고 싶어. 예쁜 우리 엄마, 고운 우리 엄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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